나의 첫 조립식 바늘은 "니트프로의 진저 스페셜 세트"였다.

 

니트프로 진저스페셜 조립식 바늘 세트

코바늘 뜨개를 하면서 장비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고,

처음에 저렴한 바늘을 사도 결국엔 더 좋은 바늘을 찾게 되더라.

아무래도 저렴할수록 사용성이 떨어지고 불편함이 있어서 좀 더 편한거, 좋은걸 사게 됐다.

 

그래서 대바늘을 시작할 때에는 "그래, 이왕 사는 거 처음부터 제대로 갖추고 시작해보자" 라고 마음을 먹었다.

 

국내에서 살 수 있는 다양한 바늘들 중에서 처음 사게 된 것은 니트프로의 진저 스페셜 세트.

 

구성품은 매우 다양하다.

 - 바늘 : 3.5 / 4 / 4.5 / 5 / 5.5 / 6 / 7 / 8 / 9 / 10 / 12mm (총 11종류)

 - 바늘 케이스

 - 4개의 케이블 (40cm, 50cm 각 2개씩 - 케이블 길이는 바늘길이를 포함하는 길이)

 - 엔드 캡 8개 (엔드 캡은 뜨개질을 잠시 멈추고 바늘을 다른데 사용해야 할 때, 케이블에서 바늘을 분리한 뒤 뜨개 편물이 풀리지 않도록 케이블을 막아두는 역할)

  - 케이블 키 8개 (케이블 키는 케이블과 바늘을 연결할 때 꽉 조여주기 위한 도구, 분리할 때에도 사용)

  - 스티치 마커 20개 (다양한 사이즈 포함)

  - 도안을 고정할 수 있는 자석 및 펜 포함

 

 

이 바늘을 고르게 된 이유는 

 

1. 짧은 바늘이 사용하기 더 수월할 것 같았다.

  - 대바늘 뜨기로는 옷을 도전해보고 싶었고, 옷의 경우 목둘레나 소매 부분은 짧은 바늘이 훨씬 편하다고 들었다.

 

2. "김대리의 바늘이야기" 유튜브 채널에서 소개해주는 걸 보고 혹했다.

  - 대바늘 뜨기로 옷을 떠보고 싶다고 생각한 계기가 된 게 바로 "김대리의 바늘이야기" 유튜브 채널 때문이었다.

    그래서 김대리님이 추천해준 영상을 보고 구매를 결심하게 되었다.

    (바늘이야기에서 니트프로의 바늘들을 수입해서 판매하는 것 까지는 알지 못했다. 바늘이야기에서 전담(?) 구매 대행하는 걸 알았다면 다른 바늘을 고려했을지도...)

 

3. 바늘의 사이즈가 다양했다.

  - 이왕 제대로 된 바늘 세트를 구비하기로 한 것, 바늘 사이즈가 다양할수록 좋겠다고 생각했다.

 

4. 케이스 디자인이 예뻤다.

  - 니트프로 진저 세트들의 케이스는 투톤으로 고급스럽게 제작되어 있어서 구매욕구를 뿜뿜하기에 아주 적절했다.

 

 

대바늘에 제대로 입문하기 전 구매 결정을 했던지라, 아무래도 실제 사용을 해 본 후의 느낀 점은 다를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만약, 대바늘을 많이 접해보고나서 구매 결정을 했다면, 다른 바늘을 샀을지도 모르겠다.

 

 

실제 사용해본 후 느낀 점은 다음과 같다.

 

1. 짧은 바늘의 사용성은 확실히 좋다.

   진저스페셜 바늘의 길이가 약 10cm 정도 되는데, 손이  작은 편이어서 그런지 바늘 길이가 짧아도 뜨개질할 때 큰 무리는 없었다.

   (손이 좀 큰 분들은 지지되는 바늘의 면이 짧아서 불편하다는 얘기도 들었다.)

   하지만, 진저 세트에서 소매 전용으로 나오는 케이블(40cm)을 바늘에 연결했을 때,

   뜨개질이 약간 불편해지는 걸 느낄 수 있다. 케이블이 많이 짧아서이기도 하지만, 케이블 길이와 바늘 길이의 비율이 좀 안 맞는 듯한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그래서 소매 뜨기할 때 짧은 케이블을 사용하는 것보다 긴 바늘로 매직루프를 만들어 쓰는게 더 편했다.

  *앞으로도 옷을 쭉 만들 예정이어서, 다음 바늘 구매도 짧은 길이의 바늘을 구매할 것 같다.

 

2. 케이블이 얇은데 생각보다 부드럽지는 않다.

   이 또한 다른 바늘을 아직 사용해보지는 않았으나.. 징 바늘과 비교해보았을 때에는 조금 덜 부드러운 느낌이다.(힘이 좀 더 쎈 듯 하다.)

   매직루프로 뜨개질을 할 때, 진저스페셜보다는 징 바늘이 더 수월했다.

   그리고 동그랗게 감아서 보관할 경우 케이블이 휘어진 채로 모양이 남아서.. 뜰 때 약간의 불편함이 있다.

 

3. 조립식이라 케이블 교체와 니트 입어보기가 수월하다.

   이건 모든 조립식 바늘의 동일한 장점일 것 같다.

   목둘레부터 떠 나가는 탑다운의 경우, 짧은 케이블을 쓰다가 점점 케이블을 긴 걸로 바꿔주어야 하는데

   조립식이다보니 중간에 케이블만 교체하여 사용하기가 매우 쉽고, 편하다.

   (조립식이 아니라면 짧은 줄바늘, 긴 줄바늘 2종류 이상을 가지고 있다가 중간에 바늘을 교체해주며 떠야 한다.)

 

   그리고 탑다운 니트의 경우, 사이즈 확인을 위해 뜨면서 중간중간 입어보는 경우가 많은데,

   일반 줄바늘의 경우에는 엄청 긴 줄바늘이 아니고서야.. 입어보다가 바늘에서 코가 빠지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조립식의 경우 실 사이즈보다 조금 더 긴 줄로 교체한 뒤 입어본다거나 할 수 있어서 편하고 좋다.

   (나는 징 줄바늘과 니트프로 조립식 바늘 2종류가 있어서, 빠른 뜨개를 위해 징 줄바늘을 쓰다가 입어볼 때는 니트프로 바늘로 바꾼 다음 입어보는 방식으로 활용하기도 했다.)

 

4. 호수가 높은 바늘(두꺼운 바늘)도 가볍다.

   통통한 바늘들이 무겁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생각보다 매우 가벼웠고, 바늘끼리 부딪칠때 챙 챙 하는 청명한(?) 맑은 소리가 나서 좋았다.

 

5. 케이스는 예쁘지만 휴대성은 제로다.

   케이스가 예쁘게 구성되어 있어서 혹했던 건 사실이다. 그런데.. 바늘들을 들고 나가야 할 상황을 고려하지 못했다.

   사이즈도 큰 편이고, 무게도 꽤.. 무겁다.

   휴대용으로 들고다닐 수 있는 작은 파우치가 함께 들어 있었다면 어땠을까?

   결국 들고 다닐 수 있게 별도의 바늘 파우치를 구매하게 되었다.

 

좌측은 니트프로 진저스페셜 세트의 원래 케이스. 우측은 별도로 구입한 휴대용 파우치
두 개의 포켓으로 구성되어 있고, 좌측은 바늘을 꽂을 수 있는 밴드, 우측은 지퍼 케이스로 구성

 

6. 나무 바늘이 아닌, 스틸 바늘이 쓰고 싶어졌다.

   아무래도 첫 구매 상품이다보니, 나무 바늘과 스틸 바늘의 큰 차이를 모르는 상태였다.

   기본적인 바늘인 대나무 줄바늘은 좀 뻑뻑하고, 스틸 바늘은 좀 미끄러지는 느낌이라는 건 후기를 봐서 알고 있었지만..

   진저스페셜은 코팅도 되어 있어서 좀 부드럽다고 들었고, 사실 구매할 때 재질 차이는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하지만, 막상 뜨개질을 진행하다보니, 스피드 니팅이 하고 싶은데 잘 안되는 느낌이었다. (물론 뜨개질이 서툰 것도 한 몫 했겠지만)

   특히 바늘비우기와 줄임코/늘림코 같은 기법이 들어갔을 땐 너무 뻑뻑해져서 손에 힘도 많이 들어가고, 뜨개 속도가 현저히 느려졌다.

   그 뒤로 바늘을 검색해보니 스틸/금속 재질의 바늘도 많고 국내에서 많이 판매하지 않는 다양한 바늘들도 알게 되었다.   

   (HiyaHiya, Chiaogu, KnitPro Zing, KnitPro Karbonz 등)

 

   그리고 작은 바늘의 경우(두께 3mm 이하), 실수로 부러뜨리는 경우도 많다고...

 

   확실하게 스틸 바늘을 사야겠다고 결심한건, 스틸 바늘을 경험한 후였다.

   진저스페셜 세트는 3.5mm부터 구성되어있는데, 얇은 실을 쓰려다보니 3mm와 그보다 작은 바늘이 필요해졌다.

   진저스페셜 바늘도 낱개로 사면 작은 사이즈 바늘들을 구매할 수 있는데, 이왕 낱개로 사는 거 스틸 바늘을 써봐야겠다고 결심했고, 니트프로의 징(KnitPro Zing) 줄바늘을 몇 개 구입했다.

 

   나무 바늘을 사용하다가 스틸바늘을 써보니 이건 정말 신세계였다.

   (결국 Chiaogoo 금속 바늘 세트를 해외직구로 결제해버림..)

   *특히 꽈배기나 바늘비우기 같은 무늬뜨기가 많은 옷의 경우 본인의 손이 굉장히 느슨하게 뜨는 편이 아니라면, 나무 바늘은 뭔가 힘도 많이 들어가고 부러질까 겁이 난다...

 

 

7. 수입 제품이다보니 가격이 비싸다.

   해외 직구로 샀다면 가격이 조금 더 쌌을텐데, 빨리 받아보고 싶은 마음에 국내 구매했더니 가격이 꽤 비싼 편이었다. (세트 16만 8천원)

   그리고 스페셜세트의 경우 케이블이 짧은 것 위주로 들어 있는 편이다. (40cm 2개, 50cm 2개

   그래서 좀 더 긴 케이블을 함께 구매했다. (80cm, 100cm, 120cm 케이블 1개씩 추가구매)

 

8. 함께 들어 있는 펜 색상이... 파랑?보라? 색이다...

   검정색인 줄 알고 펜을 써봤는데 다른 색이어서 놀랐다...

   아마 도안에 체크하기 좋으라고(컬러펜이 표시가 잘 되니) 검정이 아닌 다른 컬러로 만든거라고 추측해본다.

   검정이 아니어서 조금 아쉬웠지만 펜 자체는 부드럽고 굉장히 잘 써져서 만족스럽다.

 

 

결론은... 

나무 바늘이 편하거나 초보자인 경우에는 니트프로 진저 스페셜도 충분히 좋은 바늘이다.

하지만, 뜨개질을 좀 경험해보고, 스피드니팅을 추구하는 사람이라면 나무바늘보다는 스틸이 좋을 것 같다.

(지금의 나라면 스틸바늘 세트를 구매했을 것 같다.)

구매가격이 아까워서 열심히 써 보려 노력중인데,

구매한 치아오구(Chiaogoo) 바늘이 배송되면 아마 치아오구 중심으로 쓰게 되지 않을까?

 

 

*위 후기는 대바늘 중에서 니트프로 진저 스페셜과 징 줄바늘 2종류만 경험해보고 작성한 내용으로,

 다른 나무 재질의 바늘들과의 비교는 되어있지 않고, 지극히 주관적인 사용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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